할머니가 https://i--modelh0use.co.kr 편찮으셔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가족들과 고향 병원으로 병문안을 갔다.​주 보호자가 아니면 병실로 들어갈 수 없어서 할머니가 정신이 있으실 때만 로비로 내려올 수 있었는데 긴 기다림 끝에 다행히 여러 가족들이 기다리는 1층으로 내려와주셨다.​더 이상 https://i--modelh0use.co.kr 음식을 드실 수 없어서 의사는 짧아야 이틀 길어야 한 달이라고 했다.​그러나 의사의 말과 다르게 휠체어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온 할머니는 굉장히 정정해보이셨다. 오히려 과하게 에너지가 넘쳤다.​우리를 보자마자 한 명 한 명 손을 잡고 끊임없이 https://i--modelh0use.co.kr 얘기를 하셨다. 중간중간 고통을 호소하셨지만 다시 병실로 올라가라는 가족들의 손을 꼭 잡으면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셨다.​과거의 이야기를 멈추지 않고 말씀하셨는데 그 모습이 마치 죽음을 유예하는 듯해 보였다.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목 전에 둔 할머니가 가장 에너지 https://i--modelh0use.co.kr 넘쳤고 주위의 가족들은 침울하게 이야기를 들었다.그 누구도 과거를 그리워하는 할머니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없었다.우리는 함께 시간을 보냈지만, 동시에 다른 곳에서 각자 마지막을 유예했다.​나는, 나는 어떨까.​영화에서 마지막 인사는 평온하고 귀품이 넘쳐 감동마저 https://i--modelh0use.co.kr 느껴진다.병실에 편안하게 누운 노인이 한 명 한 명 인사를 나누고 가족들의 흐느낌을 자장가 삼아 눈을 감는다.이게 가능한걸까?​엄마는 오랫동안 누워계신 외할머니를 최근에 보내셨는데, 다시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 이렇게 말씀하셨다.너무 오래 살고 싶지는 않기에 80 https://i--modelh0use.co.kr 중반쯤에 딱 3일만 아파서, 3일동안 가족들이랑 인사나누고 가고싶다고 하셨다. (흑흑 생각만 해도 슬퍼...)​엄마가 말한 20년 쯤 뒤의 미래를 그려보았다.3일간 엄마가 병실에서 인사할 사람들 중에 내 남편과 내 자식이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엄마의 마지막을 생각하니 https://i--modelh0use.co.kr 신기하게도 아이를 낳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정상 가족이라고 부르는 고정관념의 산출물이 낳은 이미지인걸까.잘 모르겠다. 엄마의 끝에서 왜 나는 생명의 시작을 결심했을까?​ 죽음은 유예하는게 아니었다. 마지막 인사가 영화에 나온 것처럼 명확한 메세지를 전달해서 보는 이에게 감동을 https://i--modelh0use.co.kr 줄 필요도 없다.그저 이어가는 거다.내 씨앗이 너에게. 시작도 끝도 구분되기 어려울만큼 우리는 흘러가고 있구나.​할머니는 최선을 다하셨다. 할머니의 씨앗에서 흘러나온 나는 이제 엄마의 마지막을 생각하며 또 다른 씨앗을 꿈꾸게 되었다.​이 흐름의 끝이 어디로 가게 https://i--modelh0use.co.kr 될지는 모르겠다.그저 최선을 다해 유영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