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소설수업 하루키는 야구장에서 문득, '소설을 써야겠다'고 느끼고 (상실의 시대) 작품을 썼다.그 어떤 것도 누군가 '어떻게 하는지''차근차근'알려주지 않으면 잘 해내는 것이 어려운 내게는 그가 소설을 쓰게된 이 이야기 자체가 이미 소설처럼 느껴진다.소설을 쓰고싶다,기보다는 소설을 더 알고싶다,는 마음으로 강의를 처음 등록한 게 2023년 8월의 일이니 벌써 일년이 되었다. 생일을 맞아 내가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소설 외에도 다양한 수업들이 있다나는 성인 대상 아카데미 중 하나인 ;에서 서유미 작가님의 ;을 시작으로수업을 올해 초까지 수강했다.오늘은 그 중 가장 특별했던 첫 강의, 서유미 작가님의 플롯 수업(입문)에 대해 소설수업 짧게 후기를 남겨볼까 한다. 굳이 생일선물이라는 이유가 한번 더 필요했던 이유는 수강료 때문이다.탐색 후 이 강의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였다.첫번째. 진심이 묻어나는 수강생들의 수많은 후기들두번째. 선생님 약력에 짧게 삽입된 ;_스노우맨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들.커리큘럼은 다음와 같았는데 나는 모두가 (단편)소설을 써야하는지도 모르고 해맑게 갔다가첫 수업에서아니... 정말 간절한 사람도 많은데... 라는 선생님의 혼잣말에 잠깐 기가 죽기도 했다.첫 수업에서는 소설의 중요한 요소에 대해 배웠다.: 어떤 것이 소설이고, 어떤 것은 아닌가?그리고 수업이 끝날 때쯤 - 칠판 한 가득 판서를 하며 침튀기게 강의하시던 선생님이 말씀하셨다.첫 소설수업 수업이 드디어 끝났네요. 이제부터는 저보다 여러분들이 더 많이 말을 하게 될 거예요.그리고 두번째 수업부터는 모두가 함께 수업을 채워갔다.실제 작품을 함께 들여다보고 '소설적'이라는 것이 실제 소설에서 어떻게 발견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근 20년을 선생님의 원맨쇼 -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모든 오디오를 채우는 - 수업에 익숙해져있던 나로서는 조금 낯선 수업방식이었다.더 많이 아는 자가 많이 말해줘야 듣고 흡수해서 배울 수 있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고작 내 보잘 것 없는 감상평을 말하기 위해 이 돈을 내고 이 시간에 여기에 앉아있나? 라는 회의감이 잠깐 들기도 소설수업 했다.하지만 한명도 빠짐없이 작품에 대한 감상평을 듣는 동안 내가 많은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됐다.소설을 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각자 저마다의 세계가 있었다.어찌보면 기성 작가인 선생님의 세계도 그 중 하나일 뿐. 선생님의 수업은 수강생들의 풍부한 감성과 상상력, 세계관과 소설을 사랑하는 방식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우리들의 ‘마음’이 ‘언어‘가 되고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단호하지만 유머러스하고, 용기내어 온 수강생들에게 온정어린 시선을 가진 선생님이셨기에 할 수 있었던 수업이라고 생각한다.내향적이고 부끄러우면서도,소설에 대해 말하고 싶어 마음이 잔뜩 고양된 우리들을 어찌나 부드럽고 유연하게 이끌어주셨는지. 나는 매번 제일 앞자리에 앉아 소설수업 '정답'을 맞추고 싶어 안달난 마음을 누르며 열심히 수업을 들었지만,선생님의 호탕한 웃음소리와…수강생들의 은은한 미소가 감도는 수업 속에서적어도 이 수업에서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다.사실 한겨레교육 과정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뇌를 치는 기억은그 여름 한낮의 무더웠던 날씨와 동네 보습학원처럼 때묻은 교실그리고 학생시절 지겹게 앉았던 책걸상과 마주했던 어른이 된 내 모습이다.대학생 시절 주구장창 술마시러 나다니던 신촌역에 단편소설을 출력한 A4용지 몇 장을 품고 다시 나타나알 수 없는 설렘과 허무함, 편안함과 욕심을 동시에 느끼던 서른살의 나.어떤 대단한 사람이 되는 꿈을 꿨던 소설수업 것도 같은데그냥 혼자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되어있었지만그 책걸상에 오랜만에 앉았을 때 -이 책상이 이렇게 작았구나,하는 느낌 그리고 아, 내가 내가 있어야 하는 곳에 잘 왔구나 하는 그 편안함은 아마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또 무엇보다도 이후 또 다른 수업들을 등록할만큼 좋았던 점은소설을 쓰는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설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그게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배움과 도전의 냄새로 가득한 건물이 좋았다.합평 순서는 뽑기로 정했는데, 제일 마지막 순서라는 걸 알았을 때서야 비로소 나는 아, 진짜로 소설을 한번 써봐야겠다는 용기가 났다.그리고 주제를 소설수업 잡는데 또 한참이 걸렸다.추석 연휴에 발리에 다녀온 경험을 토대로 10월 중순까지 소설을 썼으니, 진짜 소설을 쓰는 시간으로는 한 달 정도가 걸린 셈이다.누사페니다내 첫 습작의 제목은 ;.발리에 있는 예쁜 섬의 이름을 땄다.그리고 탄생한 첫 습작은 멀리서봐도, 가까이서봐도 나를 너무 많이 닮아있었다.그토록 열심히 머리를 싸매고 문장을 만들고 단락을 나누어서 결국은 다시 '나'로 돌아왔다니. 당연하면서도 어이가 없어서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피식 웃음이 나온다.개성이 뚜렷한 여러 등장인물들을 꿰뚫고 복잡한 사건과 인물들의 심리를 엮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와 문장을 만들어내려면이 과정을 얼마나 거쳐야하는 거야?이 글을 소설수업 쓰는 지금 눈 앞의 서재 두번째 칸에는 서유미 작가님의 ;이라는 책이 놓여있다.종종 나는 서유미 작가님의 수업을 다시 듣는 상상을 하곤 하는데 그 때마다 선생님이 묻는다.세화씨는 그 뒤로 계속 소설 쓰고 있어요?누사페니다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한 내 사진 (쁘이)선생님 저는 그냥 행복한 독자로 남을게요근데 진짜 너무너무 행복한 독자로요☺️사실 또 써보고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지만,세상엔 너무 즐거운게 많으니까 - 블로그 지수에는 해로울 것 같지만 사실 언젠가는 애정하는 작품들을 소설에서 다뤄보고 싶기도 하다.한겨레 교육의 소설 수업이 없었다면 어려운 일이었겠지 :) 서유미 선생님의 소설 플롯 수업!소설을 사랑하는 소설수업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